19일 날 했던 산행에서 응봉능선을 따라 진관사로 내려왔다. 진관사에 도착한 후 이제 삼천사로 가야 하는 데 주차를 하는 데 애를 먹었던 터라 마음 한 구석에 주차를 쉽게 할 수 있는 곳이 없나를 무의식적으로 계속 살폈었나 보다. 진관사 앞 주차장도 넓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을 듯 보였다. 신도용이기에 불교신자도 아니면서 비양심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것 아닌가? 하여튼 여기저기 두리번두리번 하는 게 영락없는 무장공비인 듯싶다. 등에는 배낭을 메고 땀에 절고 햇빛에 검게 타서 말이다. 다행히 착한 시민들이 신고를 하지 않아서 무사할 수 있었다. 나오면서 산책길 주변에 향로봉으로 올라가는 이정표를 보았다. 다음 코스를 물색하던 중이기도 해서 '주차할 장소도 넉넉하니 다음 코스를 향로봉으로 잡으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하였다. 진관사내 주차장이 아니라도 진관사 입구에 공영주차장이 있었다. 5분에 100원이니 1시간에 1200원, 4시간이라 해도 4,800원이다. 뭐 아메리카노 한 잔 안 마시면 되는 돈이니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좋아... 다음 코스는 향로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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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2일, 벌써 목요일이 되었다. 1차 산행에서 대용량 보조배터리가 산행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무게인지라 2차 산행인 향로봉 산행에서는 가져오지 않았다. 부쩍 일교차가 심해지고 바람이 쎄지는 지라 반바지 차림은 어울릴 것 같지 않아 긴바지를 입고 전과 비슷한 준비물 배낭을 짊어지고 집에서 11시 30분쯤에 출발하였다. 원래 나는 스틱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데 대신 암벽을 오를 때는 미끄러지지 않게 장갑을 끼는 게 좋을 것 같아 등산용 장갑을 추가하였다. 집에서 약 30분 정도 운전하여 위의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향로봉을 향해 출발하였다. 나무로 놓인 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니 산길이 나왔다. 어? 그런데 이상하다. 원래 산행은 오르막길 아니었나? 초반부터 많이 당황하였다. 내리막길이 나오는 것 아닌가? 그 순간 길을 잘못 들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먼저 이 길을 걸었던 사람들의 발자취와 확신을 믿어보기로 하고 길 따라 쭈욱 걸어갔다. 삼천사-사모바위길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진관사-향로봉길도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지 길이 분명하지가 않고 가면서 여러 번 어리둥절해하거나 제대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다 만난 이정표는 언제나 반갑고 기쁘다.
내리막이나 평지길이었는데 갑자기 각도가 가파른 길이 나타난다. 역시 북한산은 북한산이야.
삼천사에서 사모바위로 오르는 길과 비교하였을 때 확실히 진관사 - 향로봉 코스의 개방감이 훨씬 좋다.
이번에는 바람도 살랑살랑불고 날씨도 괜찮은 것 같아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에 찾은 비봉.
이번 산행도 역시 하산하는 루트는 응봉 능선이다. 한 번 맛을 본 응봉 능선은 쉽게 끊을 수 없다. 한 번 와 본 길이라고 이제 제법 능숙하다. 하산하는 도중에 응봉 능선을 따라 올라오는 한 무리의 등산객을 보았다. 여자 등산객과 남자 등산객이 같이 있는 걸로 보아 직장인 같은 데 응봉 능선은 여자 등산객들이 오르기 쉽지 않은 코스인데 제법이다 라는 생각을 잠깐 했다. 안전 산행하시기를 빌며 각자 제 갈길로 ......
두 번째 응봉 능선 하산길은 공포심은 하나도 느낄 수 없고 여유롭고 훤히 펼쳐진 속 시원한 개방감과 간혹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끊임없이 펼쳐지는 북한산의 멋진 풍경들로 산행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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