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등반하기 위해 체력도 키우고 산행을 사전에 경험하기 위해 북한산을 트레이닝 코스로 계획하였다.
그 첫 번째 코스로 등산 진입로에 차로 접근하기 쉬운 삼천사 - 사모바위 - 비봉 - 응봉능선 - 진관사로 내려오는 산행길을 계획하였다.
사는 곳에서 원당 - 삼송을 지나 은평구에서 북한산으로 들어가는 도로를 이용하여 삼천사까지 진입하여 절내 주차장에 주차를 하였다. 삼천사 주변에는 계곡 근처 식당들이 많아서 주차를 하지 못하고 삼천사 탐방지원센터를 통과하여 쭈욱 들어오다 보니 삼천사 주차장에 주차를 하게 되었고 다행히 차량이 없어서 부처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주차하였다.
사실 등산로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무작정 왔기 때문에 어디로 가야할 지 몰랐으나 산 쪽으로 올라가 보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위로 올라갔다.
이왕 온 김에 삼천사가 어떤 절인지 구경도 하고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한자연구도 하고 주변을 둘러보기로 마음을 먹고 준비물들을 챙겨 산행을 시작하였다.
준비물은 등산용가방에 닥터유 에너지바 5개, 포카리 스웨트 1병, 1리터 물병, 보조배터리 큰 거 1개, 비상시 체온 유지용 담요 1개, 소형 플래시(usb 충전용) 1개, 단백질 보충용 육포 1 봉지 등을 준비했다.
계단을 올라서니 바로 대웅보전이 보인다. 스님들께 방해될까해서 사진 촬영은 하지 못했다. 대웅보전 옆쪽으로 나가는 문이 보였다. 문으로 나왔더니 비봉으로 올라간다는 이정표가 보였다.
이 문을 나오자 윗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타났다. 안도의 한숨을 쉬고 '이제 시작이구나'하는 마음으로 약간의 긴장과 함께 등산을 시작하였다.
삼천사에서 사모바위로 오르는 산길은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 듯하다. 일단 길이 잘 갖추어지지 않았고 중간중간 길이 사라져 등산하는 사람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든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학업정진, 우리 가족의 평안, 돌아가신 아버지의 극락왕생 마음 속으로 계속 되뇌이면서 산에 오르다 보니 어느새 눈 앞에 장관이 펼쳐졌다. 바로 사모바위다. 사모(紗帽)는 옛날 벼슬아치들이 관복을 입을 때 쓰던 모자를 의미한다. 모자처럼 보이는가?
사모바위 사진을 찍고 있는데 아래로 귀에 익은 목소리와 낯이 익은 사람이 전화를 하며 지나갔다. "어?" 하고 외마디 탄성이 터져나왔다. 곰곰이 생각해봤더니 배우 유해진 씨였다.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예의가 아니지 싶어 그냥 모른 체 비봉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같이 사진이라도 한 장 찍었다면 더 큰 인연이 됐을 걸.....
유해진 씨의 건강과 하는 일이 모두 다 잘되게 해달라고 기원하며 그 곳을 떠났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하산길을 응봉 노선으로 잡고 다시 이동하였다.
응봉능선으로 내려가는 길은 처음 도전하는 길이어서 어떤 곳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발을 내디뎠다. 일단 하산하는 길로서의 응봉은 초입부터 위험하다. 큰 바위에서 2미터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 바위를 잘 딛고 내려가면 보다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는데 초행길이면 매우 조심해야 한다.
길폭은 시종 2에서 3미터 정도 되는데 딱 2 사람이 나란히 걸을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런데 양쪽 옆이 그야말로 낭떠러지다. 초행길이니 얼마나 무서웠겠는가? 내려가다가 보면 갑자기 길이 사라지고 절벽을 만난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정말 많이 당황했다.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이어서 그 공포감은 배가 되었다. 심지어 오르내리는 다른 등산객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도 한 걸음 한걸음 내딛으며 내려가 본다.
내려오면서 절벽에 설치된 난간도 잡고 쇠줄도 잡고 끙끙 앓는 소리내며 내려왔지만 확 트인 개방감과 능선 양쪽으로 펼쳐진 북한산의 절경을 보면서 내려오기에 힘들고 무서운 것도 잊고 내려올 수 있었다. 내려오면 진관사와 만나게 되며 진관사에서 삼천사까지는 걸어서 500미터 정도를 더 가야 하고 가는 길에 오르막길이 2번 있어서 쉽지 않은 길이었다.
응봉능선이야말로 한 번도 안 타본 사람은 있을 지 몰라도 한 번만 타본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다음 코스를 잡을 때도 하산길은 응봉능선으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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