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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찍은 사진/멋진 장면 사진

[한라산 등반 전 트레이닝 코스1] - 북한산 비봉코스

by 큐리오스제이 2022.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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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등반하기 위해 체력도 키우고 산행을 사전에 경험하기 위해 북한산을 트레이닝 코스로 계획하였다.
그 첫 번째 코스로 등산 진입로에 차로 접근하기 쉬운 삼천사 - 사모바위 - 비봉 - 응봉능선 - 진관사로 내려오는 산행길을 계획하였다.
사는 곳에서 원당 - 삼송을 지나 은평구에서 북한산으로 들어가는 도로를 이용하여 삼천사까지 진입하여 절내 주차장에 주차를 하였다. 삼천사 주변에는 계곡 근처 식당들이 많아서 주차를 하지 못하고 삼천사 탐방지원센터를 통과하여 쭈욱 들어오다 보니 삼천사 주차장에 주차를 하게 되었고 다행히 차량이 없어서 부처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주차하였다.
사실 등산로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무작정 왔기 때문에 어디로 가야할 지 몰랐으나 산 쪽으로 올라가 보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위로 올라갔다.
이왕 온 김에 삼천사가 어떤 절인지 구경도 하고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한자연구도 하고 주변을 둘러보기로 마음을 먹고 준비물들을 챙겨 산행을 시작하였다.
준비물은 등산용가방에 닥터유 에너지바 5개, 포카리 스웨트 1병, 1리터 물병, 보조배터리 큰 거 1개, 비상시 체온 유지용 담요 1개, 소형 플래시(usb 충전용) 1개, 단백질 보충용 육포 1 봉지 등을 준비했다.

멋진 용이 조각되어 있는 삼천사 들어가는 곳의 계단
들어가는 계단 왼쪽에 북한산 봉우리가 보인다. 커다란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이 범상치 않아 보인다.

계단을 올라서니 바로 대웅보전이 보인다. 스님들께 방해될까해서 사진 촬영은 하지 못했다. 대웅보전 옆쪽으로 나가는 문이 보였다. 문으로 나왔더니 비봉으로 올라간다는 이정표가 보였다.

울통불퉁 근육질 몸매에 부리부리한 눈매, 우리나라 사람같아 보이지는 않지만 삼천사를 수호하고자 하는 의지는 충분해 보인다.
이 사천왕상은 특이하게 오른손에 커다란 암석을 번쩍 들고 있는 모습이 역시 북한산이 암(巖)산이라는 특징을 잘 나타내는 듯 하다.

이 문을 나오자 윗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타났다. 안도의 한숨을 쉬고 '이제 시작이구나'하는 마음으로 약간의 긴장과 함께 등산을 시작하였다.

길을 가르쳐주는 이정표 언제나 반갑다. 나의 인생에 이런 이정표와 같은 멘토가 있었던가? 한 평생 살면서 이렇게 길을 알려주는 이정표같은 귀인이 있다면 정말 든든할 것 같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삼천사에서 사모바위로 오르는 산길은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 듯하다. 일단 길이 잘 갖추어지지 않았고 중간중간 길이 사라져 등산하는 사람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든다.

큰 바람에 큰 비에 아름드리 나무가 쓰러져있다.
길을 찾기가 어려웠으나 가끔 만나는 표시석이 바른 길로 가고 있음을 알려주었다.
어깨가 아프고 힘이 들어서 잠깐 베낭을 내려놓고 챙겨온 물과 에너지바를 먹으면서 휴식을 취했다. 휴식을 취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우뚝선 북한산의 봉우리가 보인다.
0.6km남았다는 표시다. 설마 600미터니 다왔다고 마음 놓는 건 아니겠지? 산길에서의 600미터와 평지에서의 600미터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학업정진, 우리 가족의 평안, 돌아가신 아버지의 극락왕생 마음 속으로 계속 되뇌이면서 산에 오르다 보니 어느새 눈 앞에 장관이 펼쳐졌다. 바로 사모바위다. 사모(紗帽)는 옛날 벼슬아치들이 관복을 입을 때 쓰던 모자를 의미한다. 모자처럼 보이는가?

사진에서 보는 것과 실제 보는 것은 정말 느낌이 다르다. 그 위압감이란 ......  역시 대자연의 위용이란 놀랍다. 올려다보고 있는데 저 큰 바위가 흔들리는 것 같은 착시가 일어났다.

사모바위 사진을 찍고 있는데 아래로 귀에 익은 목소리와 낯이 익은 사람이 전화를 하며 지나갔다. "어?" 하고 외마디 탄성이 터져나왔다. 곰곰이 생각해봤더니 배우 유해진 씨였다.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예의가 아니지 싶어 그냥 모른 체 비봉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같이 사진이라도 한 장 찍었다면 더 큰 인연이 됐을 걸.....
유해진 씨의 건강과 하는 일이 모두 다 잘되게 해달라고 기원하며 그 곳을 떠났다.

비봉에서 바라본 북한산 풍경
비봉에 도착하였는데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올백머리가 되어버렸다. 이거 굴욕사진 아닌가? ㅜ.ㅠ
비봉 정상의 순수비까지 올라가볼까 생각했으나 올라가는 입구에 왠 남녀가 누워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리고 난마돌의 영향인지 바람이 매우 거세게 불어서 절벽 위에 서 있는 것 자체가 너무 공포스러웠다. 그래서 정상에는 올라가지 못했다. 초행이니 그럴수도 있지 않은가? ㅎㅎ
비봉으로 가는 길목에서 뒤돌아 찍은 사모바위. 무슨 로봇같기도 하고... 저런 두상이면 친구들에게 많이 놀림받을 듯 하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하산길을 응봉 노선으로 잡고 다시 이동하였다.

진짜 북한산의 아름다움이란 말로 형용할 수가 없다. 그 감동을 사진으로도 담을 수 없음이 항상 아쉽다.
위의 사진과 이 설명판을 비교해서 보면 북한산 봉우리 이름을 잘 알 수 있다.

응봉능선으로 내려가는 길은 처음 도전하는 길이어서 어떤 곳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발을 내디뎠다. 일단 하산하는 길로서의 응봉은 초입부터 위험하다. 큰 바위에서 2미터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 바위를 잘 딛고 내려가면 보다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는데 초행길이면 매우 조심해야 한다.
길폭은 시종 2에서 3미터 정도 되는데 딱 2 사람이 나란히 걸을 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런데 양쪽 옆이 그야말로 낭떠러지다. 초행길이니 얼마나 무서웠겠는가? 내려가다가 보면 갑자기 길이 사라지고 절벽을 만난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정말 많이 당황했다.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이어서 그 공포감은 배가 되었다. 심지어 오르내리는 다른 등산객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도 한 걸음 한걸음 내딛으며 내려가 본다.

작은 나무가 바람에 날라갈까봐 등산객들이 작은 돌을 쌓아놓은 모습도 보인다. 사람들의 측은지심이 보인다.
저기 멀리 눈을 끄는 기암괴석도 보인다.
멀리서 보면 아름답지만 직접 오르는 사람에게 공포 그 자체일 바위산
북한산의 봉우리들은 항상 그 모습 그대로이다.

내려오면서 절벽에 설치된 난간도 잡고 쇠줄도 잡고 끙끙 앓는 소리내며 내려왔지만 확 트인 개방감과 능선 양쪽으로 펼쳐진 북한산의 절경을 보면서 내려오기에 힘들고 무서운 것도 잊고 내려올 수 있었다. 내려오면 진관사와 만나게 되며 진관사에서 삼천사까지는 걸어서 500미터 정도를 더 가야 하고 가는 길에 오르막길이 2번 있어서 쉽지 않은 길이었다.
응봉능선이야말로 한 번도 안 타본 사람은 있을 지 몰라도 한 번만 타본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다음 코스를 잡을 때도 하산길은 응봉능선으로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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